서울 도봉구의 한 1700세대 아파트에서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 공사 과정에 주민 동의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아파트는 총 18억4000만원 규모의 개별난방 전환 공사를 추진하며 세대당 약 108만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관련 규정상 공사를 시작하려면 전체 소유주의 75%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소유주가 아닌 가족이나 용역업체 미화 직원들이 대신 서명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한 소유주의 가족은 본인이 소유자가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관리사무소로부터 그냥 서명하면 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용역업체 미화 직원들도 관리소장의 지시로 다른 사람의 필체를 흉내내 동, 호수와 전화번호를 적고 서명까지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봉경찰서는 지난달 관할 구청을 압수수색해 제출된 동의서를 확보했으며, 위조 여부를 가리는 수사를 진행 중이다. 소유주 측 법률대리인은 투명하지 않은 절차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특정 업체가 부당한 이득을 얻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입주자대표회장과 관리사무소 측은 서명을 위조할 이유도, 그런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별도로 주민들이 수개월에 걸쳐 공사 관련 계약서와 선급금 자료 공개를 요구했으나 관리사무소가 이를 거부해 관할 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장기수선충당금을 재원으로 한 대규모 공사에서 동의서 확보 절차의 신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공동주택뿐 아니라 오피스텔·상가 등 집합건물 관리단도 대규모 공사를 추진할 때 동의서 진위 확인 절차와 공사비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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